제주 나니아 레스토랑 ( 제주 서귀포시 예래로 424 베이힐풀앤빌라 내) 의 리뷰
한줄평
웃음이 나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맛 구성, 웃음은 어찌하여 난 것일까?
제주도에 있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중 하나인, 나니아 레스토랑에 대한 리뷰이다. 제주도에 여행 온 겸 코스요리이며, 분위기가 좋은 곳으로 가고자 하여, 선택하게 되었다. 이 식당을 고르기 전에는, 민트 레스토랑이라는 곳을 먼저 선택하였었는데, 일정 상 문제로 이곳을 선택하게 되었다. 음식을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민트 레스토랑에서 은은히 흘러나오는 모던한 고급스러움과 오션뷰는 정말 아름다웠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그곳 또한 꼭 방문할 예정이다. 서론은 여기서 줄이고, 리뷰를 시작한다.

나니아 레스토랑은 베이힐풀앤빌라 내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다. 규모가 그렇게 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나, 정갈하고 깔끔하며 충분히 고급스럽다. 입구 사진은 첨부하지 못했다.

점심시간에 방문하여, 메뉴는 런치 코스와 단품 메뉴 2가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단품 메뉴는 샌드위치 종류였었다. 제주도에서 코스요리를 먹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코스요리를 주문하였다.

내부는 매우 잘 정돈되어 있으며, 깨끗하여 충분히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사용하는 기물들의 상태도 굉장히 청결했다. 식당 내부로 은은히 들어오는 자연광이 매우 부드럽게 나에게 닿았다. 잠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코스가 시작되었다.

코스의 시작인 아뮤즈 부쉬이다. 왼쪽에서 부터 얇게 만든 투명한 감자와 슈 그리고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금가루가 뿌려진 대추가 테이블에 올려졌다. 첫인상은 데코레이션이 굉장히 훌륭하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요소로 멋을 내었는데, 난잡하지 않고 조화로운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 각각의 음식을 자세히 보면 다음과 같다.

감자를 얇게 가공하여, 투명하게 만든 요리이다. 설명을 들었었는데, 이 정도까지 밖에 기억에 남지 않는다. 맛은 굉장히 오묘하였다. 감자칩같은 맛인데, 식감은 김부각에 조금 더 가까우나 훨씬 바삭하며 고소하였다. 다만, 내 입맛에는 조금 짠 부분이 있었다. 소금 간 조절이 조금 잘못된 듯싶은데, 음식의 밸런스를 깰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할라피뇨 슈로 설명을 들은 음식인데 잘 못 들은것인지, 할라피뇨 맛은 나지 않았던 것 같다. 혹은 있었으나, 내가 맛을 느끼는데 실패했던 것 같다. 일반적인 슈처럼 달콤하였으며, 일반적인 슈보다는 단단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맛은 있었다.

초점이 잘 맞지 않았으나, 사진처럼 내부가 일반적인 슈보다는 밀도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대추 요리이다. 금가루가 뿌려져 있으며, 대추가 딱딱하여 씹으면 부서지는 형태여서, 잘린 단면의 사진은 찍지 못했다. 무난히 맛있는 맛이었다.

스타터로는 해초국수가 나왔다. 사전 정보 없이 식당에 방문한 후, 이 코스를 시작하며 느낀 것이 있다. 지역 특산물을 사용하여 재해석한 컨셉인 것 같다는 생각이었는데, 추후 확인하여 보니 맞았다. 음식은 오도독 끊어지는 형태의 면이었으며, 녹색의 완두콩 소스와 여러 해초들이 버무려져 있다. 간은 심심한 편이나, 해초에서 느껴지는 여러 가지 맛과 면의 식감이 흥미로웠다. 이 음식부터, 먹으며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왜 나는 웃은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했고, 바로 답을 할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것에서 오는 즐거움'덕에 웃음이 나온 것이다. 특히, 개그도 예상가는 농담을 하면 재미가 없지 않은가. 새로움에서 오는 재미는 이 후 코스요리에서도 계속된다.

이 요리또한, 굉장히 재미있었다. 모양새를 보면 당연히 예상되는 맛이 있을 것이다. 비주얼을 보고 아주 정석적인 스프 맛을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굉장히 재미있는 맛이었다. 스프라기 보다는, 비슷한 맛을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의 맛보다는 태국에서 먹은 해물밥과 맛이 유사했다. 스프에서 이런 맛을 느끼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레시피를 알고 싶었다. 다만 간은 약간 싱거웠던 것 같다. 조금 더 진한 맛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거품과 함께 먹으면 그래도 적절히 간이 맞는다. 가리비는 수비드 된 가리비라고 들었는데, 굉장히 부드러웠다. 다만 이 또한 간이 조금 심심해서, 내 입장에선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부드러운 가리비에서 드는 느낌은 분명 좋았지만, 가리비의 좋은 식감을 느끼지 못하여 오히려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찍어 먹으라고 나온 빵과 함께 먹었을 때는,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앞서 말했듯 간이 세지 않아서 조금 심심하긴 하였으나,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어서(비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좋은 느낌이 들었다.) 그 자체로 괜찮았다. 빵도 간이 강하지 않아서 더욱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앞서 말했듯 내 취향에는 조금 더 진하고 깊은 맛이 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제부터 뭔가 본격적인 느낌이 들었다. 취나물칩과 닭 스테이크를 칠리소스와 사워 소스를 곁들이고, 양파 잼이 맨바닥에 깔려있는 요리이다. 앞서 요리들이 굉장히 재미있는 맛이었다면, 이 요리는 정석적으로 맛있었다. 소스에서 배어 나오는 달콤함과 취나물 칩의 바삭함, 부드러운 닭고기의 육즙과 은은하게 느껴지는 양파의 식감이 매우 잘 어우러졌다. 이 요리는 정말 레시피를 배우고 싶었다. 특히 요리의 구성 중 가장 맛있었던 것을 꼽으라면 양파잼이다. 감칠맛이 굉장히 많이 나는데, 양파 베이스 요리에서 이런 수준의 감칠맛을 낸다는 것은 굉장히 충격이었다. 거의 모든 요리의 입맛을 돋우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최고였다.


보리와 마늘, 표고버섯과 흑돼지 칩과 대추를 넣어 만든 리조또이다. 위에 올라가 있는 초록빛 식물은 허브 종류인데, 무슨 허브인지 몇 차례 물어보았으나 결국 잊어버렸다. 처음엔 고수와 생김새가 비슷하여 향이 강할 줄 알았는데, 무난히 괜찮은 향이었다. 리조또의 맛은 괜찮았다. 버터맛이 꽤나 많이 났으며, 간간히 씹히는 버섯의 식감이 좋았다. 흑돼지 칩은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버섯향과 버터향이 많이 나는 리조또였고, 간이 딱 맞아서 좋았다.

다만 앞서 먹었던 요리와의 연계성은 잘 모르겠다. 닭 요리는 양파잼과 각종 소스 덕에 느끼함도 없고, 굉장히 라이트한 느낌이었다면 리조또는 조금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상쾌한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적절한 디저트가 나왔다.

아까 든 무거운 느낌을 딱 날려줄 아주 적절한 음식이 나왔다. 맨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은 애플민트이고, 블루베리와 레드 와인이 스며든 살얼음 디저트이다. 굉장히 입 안을 상쾌하게 해 주었다. 평소 블루베리와 와인, 애플민트 모두를 좋아하여, 너무 즐겁게 먹었던 것 같다. 너무 달지도 않고 정말 적절했다. 다음 요리를 준비하기에 적절한 음식이었다고 생각한다.

메인 디쉬로는 이베리코 베요타 스테이크가 나왔다. 스테이크 위에 소스와 메밀 등 여러가지 채소가 올려져 있다. 그 옆에 노란색 럭비공 모양은 매콤한 마늘 버터이다. 매콤하다고 적혀는 있으나, '맵찔이'인 필자의 기준으로도 전혀 맵지 않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만약 정말 더 매콤하였다면 음식 분위기를 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테이크는 꽤 두꺼웠고, 겉보기에도 아주 기름이 풍부하여 맛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창 밖에서 은은히 들어오는 자연광이 플레이팅을 완성하여 음식의 풍미를 더욱 높여준 느낌이 들었다.

눈으로만 보아도 배가 불러지는 모양새다. 굉장히 정갈하고,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스테이크의 단면이다. 돼지고기이다보니 안 속까지 모두 익혀져서 나온 것 같다. 그럼에도 전혀 질기지 않고, 이베리코 특유의 느낌이 잘 난다. 굉장히 기름지며 육즙이 많이 느껴졌다. 한두 조각 썰어먹다 보니, 매콤한 마늘 버터를 같이 준 이유를 알게 되었다. 스테이크만 단독으로 계속 먹게 되면 조금 물리는 감이 있는데, 이를 마늘 버터로 중화시켜줄 수 있다. 콜라를 먹는 것처럼 말이다. 의외인 것은, 느끼함을 중화시키려 먹는 것이 바로 버터라는 것이다. 마늘의 향 덕에 느끼함을 잡아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아직도 머리로는 어째서 느끼함이 잡히는지 계속 의문이 들긴 한다. 결론적으로는 스테이크와 마늘 버터 - 모두 보기에도 좋았으며 맛있었다. 아주 정갈하게 나와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마지막 코스로는 구운 치즈 아이스크림과 바닐라 루이보스티가 나왔다. 필자는 커피보단 티를 선호하기에, 티를 선택했다. 티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고 바로 아이스크림으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중앙에는 아이스크림이 올라가 있고,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단 머랭..?이 아이스크림을 둘러싸고 있다. 여기에서 놀랐던 것은 아이스크림은 생각보다 달지 않았다. 치즈 맛이 많이 나서, 나에게는 조금 별로였다(필자는 크림치즈 또한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겉을 살짝 구운 머랭과 같이 먹었을 때는 딱 적절했다. 적절한 단 맛에 치즈의 향도 중화가 되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이베리코 스테이크가 조금 무거운 편이라서, 디저트는 조금 상쾌한 느낌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치즈 아이스크림이 과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었으나, 조금 더 입을 상쾌하게 해주는 것이었으면 더욱 만족했을 것 같다. 사실, 같이 제공된 티로 입가심을 하면 해결되기는 한다.

마치며
우선,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필자는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선호하는데, 딱 그 취향에 부합하였다. 테이블이 많은 레스토랑은 아니였지만, 점심 식사 시간에 우리만 식사를 하였다. 덕분에 힐링하는 느낌을 내며 잘 먹을 수 있었다. 일부러 레스토랑의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만, 표현을 하면 다음과 같다. 정적이고 차분하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레스토랑이다. 사실 우리가 '명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소해 보이는 것, 가볍게 지나갈 수 있는 것들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것들이 명품이라고 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 식당은 명품이라고 불리울 수 있는 가치가 있는 것 같다. 테이블 세팅과 식기와 주변 인테리어, 심지어 화장실까지 일관된 컨셉과 디테일을 고집했다. 88,000원이라는 금액을 지불하며 전혀 아쉽거나 불편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음식 또한, 굉장히 신선한 생각을 선물하였고 맛 또한 있었다. 표준이라고 불리는 음식에 약간의 바리에이션을 준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아예 재해석한 느낌이라 코스를 즐기는 내내 즐거웠다.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을 꼽으라면, 바로 이 식당에서의 식사를 먼저 언급할 것이다.
3줄요약
나니아 레스토랑은 제주도에서 즐길 수 있는 분위기 좋은 파인다이닝 중 하나이다.
각종 요리를, 로컬에 맞게 재해석하여 신선함과 재미를 선사한다.
지불한 가격 이상은 하는 레스토랑이다. 한번쯤은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